이전 1편에 마켓 리서치에 대해 설명을 간략하게 했는데, 사실 집을 어떻게 구매하는지에 대해 먼저 써봐야할 것 같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집 사는 법을 먼저 배웠으니, 어떻게 비유를 해야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아는 만큼 간략하게 집 구매 방법과 순서에 대해 적어보겠다.
1. Pre-Approval 받기
전 편에서 말한 Redfin, Zillow같은 사이트로 동네에 맘에드는 집이 매물로 올라왔다.
그럼 어떻게 할까?
오픈하우스에 가서 직접 맘에 드는 집을 보러 갈 것이다.
그런데 맘에 드는 집을 보려면 어떤 곳들은 pre-approval이 이미 있는지부터 물어본다.
현금빵으로 집을 살 예정이라면 전혀 상관 없겠지만, 융자 (Loan)을 받아 집을 산다면 이게 필요하다.
즉 구매에 정말 관심있는 사람만 집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걸 받으려면 집 근처 은행이나 주변에게 추천받은 은행 융자 팀 (Lender)에게 만들어달라고 하면 된다.
몇가지 서류와 크레딧 조회를 한다.
예를들어 나는 은행 렌더에게 전화를 걸어서 "Hey I'd like to get a pre-approval letter. I have 780+ credit score, looking to purchase $$$ worth of SFH (single family home 전편에 적었던 집 타입) in Cupertino" 이렇게 말하면 어떤 서류들이 필요한지, 혹은 렌더가 빠르면 그 자리에서 LTV/DTI 를 계산해 얼마까지 빌릴 수 있는지 대충 알려준다.
필요하다는 서류 (보통 지난 2년치의 세금보고서, 한달치의 월급, 소셜번호, 한달치의 은행과 자산들의 계좌 statement, 그리고 영주권자나 H1B비자라면 체류 증명하는 이민국 서류)가 필요하다. 이 때 프리어프루벌을 받으면 신용조회가 Hard Pull로 크게 들어가게 되는데, 아프다.
ㅜㅜ 정말 주의해서 받는것이 좋다. 그리고 받고 1,2주에 오퍼 넣는게 중요하다.
*TIP: 집을 보다보면 다양한 가격에 쓰고싶은데, 그걸 대비해서 여러장의 프리어프루벌 레터를 받아놓는게 좋다.
나도 배운건데, 융자를 많이 받을 수있다면 흥정이 어렵지 않겠나. 그러니까 내가 쓰고싶은 가격에 맞는 융자금액의 레터를 몇장 받아놓는걸 추천한다. 그리고 렌더에게는 신용조회 한번으로 잡아달라고 말하는 것 잊지말기. 안 그러면 여러번 신용조회해서 더 아프다...
*TIP 2: 부동산 마켓이 핫 한 지역이 아니라면, Pre-approval letter 없이도 집 볼 수 있을것. 그럼 그냥 맘껏 보고 배우라. 집도 많이 볼수록 보는 눈이 커지고 넓어진다고 함.
2. 리얼터 팀 고르기
레터를 받고 맘에 드는 집이 있으면 맘껏 봐도 되지만,
이때부터 같이 일할 부동산 업자를 찾아보는게 좋다.
이 팀은 정말 중요하다. 미국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둘이다. Seller's agent 그리고 buyer's agent. 즉 판매자도 중개업자가 있고, 구매자도 중개업자가 있다. 둘은 다르고 각각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3%의 커미션을 받는다 (총 6%).
이 커미션은 집의 판매자, 즉 seller가 낸다.
그러므로 당신이 집을 구매한다면 -당신이 내는 커미션은 아니다. 이 말인 즉슨 큰 부동산 업자는 당신의 편은 아니다.
어쨌든 3%를 판매자에게 받으니, 높은 가격에 판매만 되면 자긴 일단 돈도 받고 끝이다. 그러니까 누구도 믿을 수 없다.
하지만 리얼터 팀은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하다.
더군다나 당신이 부동산을 잘 모른다면. 그리고 지역을 잘 모른다면 다시 강조하는데 참 중요하다.
첫 집을 구매할때는 한푼도 아까웠고, 좋은 팀을 고를 수가 없어서 리베이트를 주는 부동산 업자를 선택했다.
3% 중에 1.5%를 내게 크레딧으로 돌려주는 조건으로 그 업자를 선택했고
그래서인지 그 사람이 실력이 없었는지, 계약서 써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그 사람이 한 일이 없다 ㅎㅎ
근데 두번째 집을 구매하려 보다보니- 리얼터 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된 것이다.
리베이트 굳이 받을 필요 없다. 집의 가치와 얼마나 많이 배우는것이 더 중요한 것이니 특히 첫 집은 좋은 팀을 찾는데 노력해라.
Redfin Realtor팀을 강추한다. 레드핀에서 오픈북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여기 업자들이 참 많다.
그 중에 리뷰가 정말 많고, 그 중에 5 star인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인터뷰를 본다.
간단한 전화로 이 사람이 얼마나 대화가 잘 되는지, 빠른지, 그리고 지역에 대해 얼마나 잘 아는지 질문하며 물어본다.
그리고 Refin 팀을 추천하는 이유가 또 있는데- 요즘같이 팬데믹으로 집 보러 다니기 어려운 때에 레드핀은 virtual tour라는 것을 만들었다!
맘에 드는 집을 클릭하면 여기 video chat으로 투어하는 법이 있는데, 이걸 누르면 facetime 혹은 화상전화로 집 투어를 할 수 있다.
이걸로 올라온 매물이 뽀샵이 심한지 대충 스크린 할 수 있고,
더 좋은건 복불복이지만 가끔 정말 좋은 투어를 해주는 부동산 업자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럼 그 사람들에게 다음 집도 함께 보고싶다고 하고, 그리고 어느 업자를 추천하냐고 물어보면 Lead나 principal agent를 추천해줄 것이다.
이렇게 나는 토목전공을 하고 실제로 부동산 투자도 하는 꼼꼼한 업자를 만났고
실제 친구까지 되었다 :)
그리고 이 사람에게 소개받은 대빵 중개업자 (principal agent)랑 대화를 해보고 정말 마음에 들어 함께 하기로 했다.
인터뷰를 하며 내가 원하는 집, 우리의 상황, 지역 소개등을 받고 매물들을 추천받았다.
3. 집 보러 다니고 오퍼쓰기
집을 보고 맘에 드는 곳을 찾았다면?
이제 오퍼를 써야한다.
오픈하우스를 갔다면 보통 요즘 추세가
금요일에 마켓에 등록 --> 토/일에 오픈하우스 --> 월요일까지 오퍼 받기
이렇게 된다.
핫한 마켓 (예를들어 내가 사는 SF Bay)은 Listing Price 한참 위로 오버비딩에 거래가 된다.
즉 오퍼를 넣는 것은 비딩 시스템인데, 보통 가장 높은 가격을 선택하고
그 중에서도 캐쉬오퍼를 가장 좋아한다. 캐쉬 100%로 200만불짜리 집들도 사는 사람들이 판 치는 지역이라, 정말 집 사기 어렵다 ㅠ
직접 근처에 비슷한 집들 팔린 매물들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얼마에 넣어서 팔릴 지 알 수 있다.
아무리 좋은 리얼터라도, 당연히 당신이 높게 써서 빨리 사길 원할테니, 이건 직접 꼭 공부해보길 바란다.
여튼 리얼터와 이야기하고 오퍼 패키지를 작성한다.
이때 필요한것은 당연히 계약서인데, 계약서는 리얼터가 자세히 어떻게 작성해야하는 지 말해줄 것이다.
보통 세가지의 contingency가 있다- Loan, Inspection, Appraisal 이렇게 세가지인데 계약 조건을 다는 것이다.
- 론 컨틴전시는 만약 당신에게 무슨 일이 있어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 인스펙션 컨틴전시는 만약 집 inspection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만큼 셀러에게 1) 고쳐달라, 2) 돈으로 달라, 3) 혹은 계약 파기할 수 있다.
- 어프레이절 컨틴전시는 집 밸류를 측정했을 때 오버비딩 된 것이라면, 그 만큼의 delta를 당신이 내야할 수도 있다 (LTV/융자 상황에 따라서..) 그래서 문제가 생기면 walk away/파기할 수 있다.
당연히 베이지역은 너무 핫해서 모든 컨틴전시 없이 오퍼를 많이 쓴다.
미친것같다 ㅋㅋ 근데 진짜 모든 컨틴전시 없이 + 올 캐쉬 오퍼가 판치는 상황이라, 이런 것들은 리얼터랑 잘 이야기를 해야한다.
그리고 집이 좀 오래되거나 문제가 있어보이면 미리 오퍼 넣기 전에 잘 생각해봐라.
물론 어떤 셀러들은 pre-inspection report를 첨부해놓으니, 그걸 받아서 꼼꼼하게 읽어보고 오픈하우스를 다시 가서 체크해볼 것을 추천한다. 큰 금액의 돈을 쓰는 것이다보니 꼼꼼해야한다.
그리고 결정했으면 1) 원하는 가격으로, 2) 컨틴전시 컨디션을 적고, 3) 오퍼 수락까지의 데드라인을 넣고 빠르게 움직인다. 굳 럭!
보증금을 얼마 넣을지, 타이틀 컴퍼니는 어디랑 할지 (보통 셀러가 지정한 곳이랑 한다), 그리고 얼마안에 클로징을 할지도 적어야하는데 이건 부동산 중개인/은행이랑 대화를 빠르게 하고 넣도록 한다.
*TIP: 커버레터 (Cover Letter)를 써서 오퍼를 넣는 경우가 있다. 미국 사람들은 개인주의가 있다고 하지만 또 매우 가족 중심적이다. 편지를 이쁘고 진솔하게 써서 첨부하면 또 모르지 않겠나? 수요와 공급으로 높은 가격의 오퍼가 낙찰되는 판국에도, 당신의 커버레터가 마음에 들어 다른 좋은 컨디션을 제치고 셀러는 당신의 오퍼를 수락할지도. (이건 개인적 경험ㅋㅋㅋ)
4. 셀러가 오퍼를 수락했다- 그 다음은?
오퍼가 어셉트 안됐으면 다른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보면 된다.
카운터 오퍼를 날리는 경우도 있다. 조금 더 가격을 올려서 카운터를 보냈다면, 생각해보고 결정해도 되는데- 이래서 아까 말한 pre-approval 레터가 중요하다.
예를들어 60만불에 집을 사는데 70만불 pre-approval 레터를 보내면, 셀러는 "아 얘 돈이 더 있네? 카운터 보내야지"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만약 수락되었다면?
축하합니다. 이제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면 된다.
빠르게 다음 단계에 대해 적어보겠다.
일단 융자의 이자를 Lock해야하고, 타이틀 컴퍼니와 리얼터와 이제 핑퐁 전화와 이메일로 바빠질 시간이 왔다.
그리고 pre-approval을 한 은행에서 받았다고 해도 다른 은행들로 교체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러니 좋은 rate을 받을 수 있는지 론 쇼핑을 시작해라.
5. Earnest Money Deposit
오퍼 레터에 적었던 기간 (보통 셀러가 수락하고 3일)안에 Earnest Money Deposit 즉 보증금을 넣어야한다.
이건 집값의 3~5%를 넣는데, 계약서에 자신이 넣은 만큼을 보증금으로 넣는 것이다.
컨틴전시를 넣었다면, 컨틴전시 컨디션으로 문제가 되어 훗날 계약이 파기된다고 해도 돌려받는다.
컨틴전시 넣지 않았다면 그냥 이 돈은 파기되어도 돌려받지 못한다.
이 돈은 Wire Transfer로 당일 전송해 5시 전(영업시간)까지 받을 수 있도록 잘 보내야한다.
6. Escrow / Title Company
Escrow라는 특이한 것이 있다.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서 이걸 구글에서 찾아보니
즉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따로 만드는 중립적 3자의 계좌인데,
이 계좌에 저 계약금도 넣고, 20%의 돈도 넣고, 그리고 타이틀(명의) 이전도 다 관리하고 - 그렇다.
그리고 Closing이 끝나면 (거래가 완료되면) 그 돈이 셀러한테 release되고 명의도 내게로 넘어온다.
타이틀 컴퍼니의 핑퐁과 일도 매우 중요하고, 타이틀 컴퍼니+부동산+은행의 3박자가 모두 딱딱 맞아야한다.
타이틀은 보통 셀러가 원하는 곳이랑 해서 운이고,
부동산과 은행은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발품을 팔고 A TEAM을 만들면 된다.
7. 인스팩션
인스펙션은 집에 어떠한 하자와 유지보수가 필요한지 쭉 둘러보는 작업이다.
일단 좋은 인스펙터가 필요하다.
오래된 집이라면 더 중요하고, 몇가지 봐야할 점들이 추가로 생긴다.
- sewer line과 plumbing 즉 배관을 잘 봐야한다.
- 전기 전선이 어떻게 만들어져있고 어떤 식으로 설치되었는지 봐야한다 (시대별로 만드는 방법이 다르니 잘못하면 큰 돈이 깨질 수도 있다. 예를들어 돼지코가 3개가 아니고 2개가 있는 옛날 집, 혹은 전기패널 갈아야하는 집.... 안전 스위치가 잘못 된 집)
- 히팅과 HVAC이 잘 되어있는지, 그리고 스트럭쳐 이슈가 없는 지
- 나무집이 많으므로 흰개미(터마이트) 여파가 없는 지
- 물이 새거나 부서진 곳이 없는 지
- 간단한 것들도 (문, 벽, 페인트 기타등등) 다 본다
그리고 고칠 것들을 입주 전에 고쳐달라고 하거나, 직접 고칠테니 돈으로 달라고 하거나, 아예 파기해버릴 수도 있다.
큰 문제는 그냥 파기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그리고 인스펙션은 사바사 케바케로 정말 좋은 인스펙터를 찾아야한다.
리얼터와 주변인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아까 위에서 말한 레드핀 오픈북에서 별 4.8점 이상으로 고르고 또 yelp에서 사업자명을 쳐서 리뷰가 어떤지, 안좋은 리뷰는 왜 안 좋은지 살펴봐라. 그리고 빠르게 예약을 한다.
인스펙션 할때 직접 가서 함께 보면서 물어보면 집에 대해 어딜 고치고 얼마가 들지 들어볼 수 있다.
참관하길 추천한다.
참고로 이 돈은 직접 내야하고, 환불이 불가능하다.
그래도 더 큰 돈을 써서 집을 사기때문에, 보험이라 생각하고 한다.
8. 어프레이절, 론 어프루벌... 그리고 사인
나머지들은 straightfoward. 매우 스탠다드 프로세스이다.
모두 리뷰하고 집 가격까지 측정하고, 은행에서 융자 어프루벌이 다 나오고 나면 이제 거의 끝났다.
클로징 날 전까지 남은 20% 돈을 내고, 클로징에 필요한 서류에대한 돈까지 처리하고 나면
클로징 완료.
마지막 Final Walk through를 하며 집을 본다. 마지막으로 하자가 없고 깔끔하게 셀러가 짐을 다 비웠는지 확인하고, 이제 키를 받을 수 있다!
첫 달은 Closing에서 이미 다 냈고,
집에 살고 돈을 내는 것이라 (렌트는 그 달치를 미리 내지만 이건 반대) 그 다음달부터 융자를 갚아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융자의 종류와 방법도 한국과 매우 다른 것으로 아는데, 그건 나중에 써보도록 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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