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좋아하고
흥정도 좋아한다 ㅋㅋ
중고차 구매와 판매는 두번 해봤고, 새 차 구매는 두번 해봤는데 (아쉽게도 판매는 못 해봤다).
개인적으로 중고차 사기보다 새 차 사기가 훨씬 쉽다.
사는 입장에서는 competition이 많을 수록 좋은데, 새 차는 넘쳐난다. 너가 딜 안해주면 다른 곳 감 ㅇㅇ
그리고 또 중고차는 자동차에 대해 스크린을 잘 해야하는데, 새 차를 산다면 결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사기 때문이다.
차를 살 때 흥정을 다 해놓고, finance를 할 것인지 혹은 lease를 할 것인지도 옵션이 있기 때문에
차 사는 것은 마치 게임하듯 재밌다.
첫번째로 새 차를 샀을 때는, 2014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며 버짓을 정하고 edmond.com 과 kbb.com을 보며 내 버짓에 맞는 차 + 이쁜 차를 알아봤다.
일단 학부시절에 중고차 타고 고치느라 고생을 좀 해서, 잔 고장이 덜 나고 고장이 나더라도 부품가격이 싼 차 (일본차,한국차)를 알아봤다.
가난한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내게 중요했던 것은 1. 가격 2. 가격 3. 가격.
그리고 실험실과 학교가 대략 90마일 떨어져있는 곳이라 장거리 운전을 생각해서 연비가 좋을 것 을 우선순위에 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안전성을 봐야했던 것 아닌가 싶다...ㄷㄷ)
버짓은 $18k 즉 만8천불이였고, 내가 가장 사고싶던 차는 mazda 3이었다.
근데 마즈다3은 이상하게도 그 때 매물이 별로 없고, 엔화가 잘 나가서 차 가격이 비쌌었다.
그래서 감가상각을 심하게 받은 2년 중고인 마즈다 3을 사야할텐데, 중고차를 살 시간은 없었다.
그 때 내가 정해놓은 일정은
- 7/30 한국->미국 비행기 타기. 미국에 10:30AM 도착. 렌트카 + 호텔 (예약 해놓음)
- 7/31 차 구매, 집주인에게 키 받기 (한국에서 미리 알아보고 1년 계약으로 월세 계약 해놓음), 렌트카 리턴
- 8/1 호텔 (미리 잡아놓지 않음) 혹은 학교로 운전, 월세집으로 들어가기.
이렇게 야심차게 정해놨기에 새 차를 사는 것이 아니면 어려웠다.
새차를 사기로 다짐하고 약 일주일 전부터 서치를 시작했다.
7/23 (한국) D-8
일단 나의 여건에 맞는 차들을 찾아봤다.
1. 현대 엘란트라 (한국명 아반떼)
2. 토요타 코롤라
3. 마즈다 3
이렇게 순위를 정해놓고 딜을 시작하기로 했다.
MSRP (소비자 권장 가격)를 찾아보니 대충 20k. 여기에 세금 붙고 이것저것 붙으면 총 가격은 23k는 웃돌 것.
7/24 (한국) D-7
trucar.com으로 zipcode를 넣고 (공항 집코드를 쳐놨다 그래야 가장 공항과 가까운 곳들로 뜰테니 ㅋㅋ)
시세를 알아봤다. 대충 19k로 뜬다. 역시 여기에 세금 붙고 이것 저것 붙으면 총 가격은 21k 조금 미만으로 예상.
가장 가격 좋은 딜러 셋을 추려서 interested라고 자동화된 이메일을 보낸다
트루카 웹사이트가 알아서 보내줬다.
7/25 (한국) D-6
미친듯이 이메일 답장이 온다. 일단 보러오라고 한다. ㅋㅋㅋ
이제 이 사람들이 부른 가격들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 - 2000불 낮춘 가격을 부르고 그게 내 OTD라고 한다.
OTD란 out the door 즉 내가 집에 갈때 이 가격을 총 가격으로 내고 간다. OTD pricing이라고 많이 부른다.
세금과 각종 붙는거 다 뭐든 상관없고, 내가 이 가격을 내겠다는 것.
절대 안된다, 혹은 일단 보러와라 딜러들이 시끄럽게 이야기를 한다.
일단 보러오라는 애들 두개로 추린다.
7/28 (한국) D-3
주말이라 나는 좀 쉬었다 ㅋㅋ그치만 딜러는 쉬지 않고 계속 이메일이 온다.
찬찬히 30일에 보러가겠다고 시간 약속을 한다.
구글맵으로 보고 대충 운전해서 가는데 얼마나 걸리는 지 계산해두고
2시간씩 버퍼를 두고 방문 약속을 잡는다.
이 때 약속을 잡아둔 곳은 공항 근처인 burlingame hyundai 그리고 아랫동네인 stevens creek hyundai
그리고 마즈다는 한시간 넘게 운전해야하는 dublin 쪽이었고 토요타는 역시 공항 근처.
이쯤부터 현대 딜이 잘 되고있다는 느낌이 왔고, 집중을 했다.
주말동안 가족과 대화하고 현대가 워런티 10년이라 그게 낫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 것도 큰 몫을 한 듯.
7/29 (한국) D-2
20k를 환전해놓고 자동차 보험들을 검색했다.
대충 보니 가이코가 제일 싼 것 같았다.
7/30 (한국) D-1
이제 다시 딜러들에게 답장을 하고 곧 보자고 이메일 보내놓고, 비행기를 탄다.
7/30 (미국) D-1
미국 도착하니 아침인데 피곤하다 ㅠ
10k이상 현금으로 들고와서 입국시 세관신고를 했다. 대체 이 큰돈을 왜 가져왔냐해서 차 살거라고 말함ㅋㅋㅋ
일단 렌트카를 빌리고 (ㅋㅋㅋ미친 인연인지 이때 렌트카 = 마즈다 3 ㅠㅠ)
이민가방과 짐을 트렁크에 차곡차곡 넣고 약속한 딜러십에 간다.
1. 현대 벌링게임 (공항에서 5분)
- 도착. 이메일 하던 사람과 인사. 테스트 드라이빙을 한다.
- 좋은 인상을 남김.
- 오늘 안에 무조건 차 살거라고 하고, 다른 곳 더 보고온다고 함.
- 딜러와 대화를 하며 이 사람이 7월이 끝나기 전까지 목표 판매 수량을 맞추려 한다는 인상을 받음
2. 마즈다 벌링게임 (공항에서 5분)
- 현대 근처라 약속없이 그냥 감
- 지금 현대랑 딜 중인데 OTD 19k 맞춰달라고 하니 미친사람 취급받음
- 나옴 ㅠㅠ
3. 현대 스티븐스 크릭 (공항에서 한시간)
- 가려니 배고프고 귀찮아짐
- 전화를 해보기로 함.
- 물량이 많은듯. OTD 19k 맞춰준다고 오란다. 알았으니 기다려보라고 그리고 내 메일로 견적 보내달라고 함
그래서 1에 다시 전화.
- "지금 다른 곳에서 OTD 18k에 맞춰준다는데 멀어서 내일 가려고 한다"라고 말함.
- 당장 오라고 OTD 18k 자기들도 맞춰준다고 함.
- 딜러가 쫄리는 듯 연기를 시작한다. 근데 이런 반응은 너무 시시함...
- 일단 밥 먹고, 연락했던 다른 중고차 매물 (토요타 캠리 2년 중고 20k)을 보러가기로 함.
4. 토요타 캠리 중고 - 개인
- 이건 예정에 없었는데 욕심이 생겨 가봤다.
- 밥 먹고 커피마실 겸, 만나고 테스트 드라이브 해봄.
- 아무래도 충동적인 것 같아서 안 사기로 다짐.
- 살짝 후회하고 나니, 피곤해서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고 생각. 저녁 테이크아웃하고 호텔로 돌아감.
7/31 (미국) D-day
오늘 차 못 사면 렌트카 연장해야함. 솔직히 그래도 되는데 그냥 7월 세일즈 쿼타 이야기가 생각남.
오늘 사는게 나도, 딜러도 좋은 윈윈이라고 생각이 들음.
맛있는 것 먹고, 호텔 체크아웃하고 - 학교 근처에 살 집 구했는데, 그 집 주인이 근처에 산다고 했다.
그래서 미리 약속해놓고 집 주인한테 집 열쇠 미리 받으러 감.
근데 트래픽에 봉착해서 교통체증에 한시간 넘게 고속도로에 잡혀있었음 ㅠ
그리고 열쇠 받고도 한시간 넘게 고속도로에 또 잡힘.
1. 마즈다 east bay
- 근처라서 가서 매물 봄
- 너무 비쌈. 여기도 흥정이 어려웠음
- 자꾸 certified used car를 추천한다. 그러면 2년 중고인 mazda 3를 19k에 살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미친 것 같다고 생각이 듬.
- 매물이 이상하게 진짜 없었음.
이제 오후 한시가 되어가서 내 캐쉬 갖고 어제 갔던 현대 벌링게임으로 감.
2. 현대 벌링게임
- 어제 만난 딜러가 반갑게 맞아줌
- 내가 한시간밖에 시간이 없다. 한시간 뒤에 저 아래 다른 현대 딜하러 가기로 했다고 함.
- 딜러가 쫄림. 그래서 19k에 지금 싸인하자고 함.
- 나는 18k 아니면 저기 가서 하는게 낫다고 함.
- 18k는 안된다고 함. 다시 테스트 드라이브 하자고 딜러가 (시간끌기 + 물건 보여주고 마음 뺏기) 꼬심
- 마즈다가 너무 좋아서 마음을 바꿀 겸 테스트 드라이브 또 하겠다고 승낙함.
- 매물이 진한파랑과 진한빨강이 있음.
- 나 베이스 모델 (옵션 없는거) 할거고 내가 타보니까 좀 아쉽지만 가격이 좋은거같다고, 오늘 사고싶다고 함.
- 대신 16.5k에 사고싶다고 함.
- 딜러 빡침
- 정황을 보아하니 내가 부른 가격이 매우 좋은 것임을 확신함.
- 현금 봉투 보여줌. 이거 내가 오늘 16.5k에 사려고 가져온거라고 함.
- 딜러가 17k에 해준다고 함
- ㅇㅋ 함.
- 딜러가 17k는 세금 전 가격이라고 그럼.
- 내가 ㄴㄴ 17k OTD라고 생각했다. 나 가난한 학생이고 돈도 없다 그럼 나가겠다라고 함.
- 안 붙잡음
- 진짜 문 앞으로 가면서 전화기 들음 (다른 현대 지점 전화하는 척)
- 붙잡음
- $17080에 OTD사인함
- 보너스로 트렁크 매트랑 휠 락 (타이어 못 훔쳐가게 잠그는 것) 달라고 함
- 딜러가 너 미쳤냐고 함 (이런 말 들을때 기분좋음 ㅎ.ㅎ)
- 너 survey 리뷰 매우 잘 주겠다고 함.
- 딜러가 난감해하다가 그래 하며 그것도 줌... 휠락은 없다해서 새로 갈 집 주소 적어줌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 나가면서 첫 정비는 공짜로 받지? 라고 하니 그렇다고 함.
- 자동차 보험 알아본 곳으로 바로 핸드폰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딜러한테 알려줌
저녁 6시에 싸인 마치고 차 끌고 나옴.
렌터카 트렁크에 있는 이민가방들 차곡차곡 꺼내 엘란트라 트렁크로 옮김.
딜러 너무 놀램.
그래서 미국에 어제 도착했다고 이야기하니 또 놀램.
차는 유용하게 잘 탔고
목표한 날에 살 수 있었다. 그리고 목표 버짓보다 2k 싸게 사서 고기 꿔먹고 다음날 좋은 호텔에서 숙박하고 바닷가 놀러감.
이 때 대학원생 오리엔테이션까지 일주일정도 남아 새 차 타고 신나게 놀러다녔당.
3개월 뒤 공짜 정비 받으러 또 갔다고 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서 파트 1/2로 나눔.
어쨌든 key take-away는 이것.
1. 충분한 마켓 리서치를 할 것.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잘 되어있고, 정보가 많다. 딜러십 많이 돌아다닐 필요 없음.
2. 딜러십은 많고 사람도 많다. 새 차를 사는 것의 가장 큰 어드밴티지는 이것. 당신의 시간은 중요하다. 딜러가 무례하거나 구리면, 굳이 말 많이 섞지 말고 나와라.
3. 흥정은 언제나 OTD로 해라. 딜러십에서 사는 장점이 모든 서류와 귀찮음을 다 저 사람들이 처리해준다. 그만큼 fee가 많으니 세금과 이것저것 합치면 돈은 쭉 올라감. 그것 염두 하고 최종가격으로 딜을 해야한다.
4. 언제나 바이어가 우위다. 예의를 지키되, 공격적으로 흥정해도 된다.
5. 기분 좋게 서베이 잘 주는건 필수. 딜이 끝난 후 이것을 약속하며 보너스 부품이나 제품을 받아봐라. 못 받아도 그만이니 기분나쁠 것 없다.
6. 월 말 혹은 특별 세일을 노려보라고 하고싶다. 보통 노동절이나 독립기념일에 좋은 딜이 나오는데, 나는 그게 불가능했지만 쿼터 끝 혹은 월말, 특히 연말에 딜러가 맞춰야하는 판매 목표가 있을것이다. 이런 딜을 노리면 흥정 많이 할 필요도 없다. 단지 연휴라 세일하는 것은 물량 빠지면 안되니 빨리 가야한다. 연말/월말/쿼터 끝 그리고 신형이 나와서 처리하려는 것이면 늦게 가도 된다 - 내 쪽이 유일한 것이 어떤 경우인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자.
7. 저 때 나는 크레딧 부족으로 파이낸스를 못했다. 근데 finance나 리스를 하면 더 좋은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도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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