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레즈비언 커플의 임신 방법: IUI와 IVF 개요

인공 수정(IUI)과 체외 수정(IVF)의 차이점과 각각의 장단점

 

 

IUI

먼저, IUI는 intrauterine insemination의 줄임말로, 한국어로는 인공수정이라고 불린다. 

사실 개인적으로 '인공수정'이란 번역은 약간 어색한 것 같다.

그대로 번역하면 '체내 수정' 이라고 볼 수 있다.

IUI는 배란일에 맞춰 난자가 나팔관에 배출될 때 정자를 직접 자궁안에 넣어주는 방법이다.

따라서 몸 안에서 수정이 이루어지며, 병원에서 정자를 넣어주는 것 말고는 일반적 남녀의 임신이랑 가장 유사하다.

한국에서도 난임부부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다.

레즈비언 커플에게는 이 방법이 가장 첫번째 임신 시도가 될 것이다.

 

 

IUI는 보험 적용이 꽤 잘 되는 편이라고 한다.

각자의 보험회사의 규정을 확인해봐야겠지만,

우리의 경우 학교 보험에서는 커버되었고

회사보험 자체로는 커버가 안되지만 회사의 복지 베네핏으로 전체가 커버가 되었다. 

만약 보험 없이 비용을 지불한다면 병원과 협상이 필수일 것이다. 

대략 한 사이클당 $2000~3000 정도 비용이 들며, 약물을 사용할 경우 약값이 추가될 수 있다.

그리고 정자 가격도 별도 (대략 한 병당 +$1200~1800 정도) 

 

IUI는 일반 산부인과 (OB/GYN)에서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동네 유명한 난임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다.

시술 전에 나팔관 조영술 (HSG), 5통의 피검사 (성병, 갑상선수치, AMH - 난소나이라고 흔히 불리는 검사, 혈액형 검사, CMV, 유전자 검사 (Karyotype) 등등)을 실시했다.

이 모든것이 체내수정 전에 필요하다고 진단받아 보험이 적용 되었다.

만약 이 테스트들을 보험없이 받는다면 대략 +$1000~1600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 임신 시도와 비슷하기때문에 기간은 개인의 생리 주기. 즉 한 달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장점:

• 비침습적 시술
• 간단한 시술
• 비교적 낮은 가격
• 병원 방문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음

단점:

• 낮은 성공률 (15%정도, 나이에 따라 다름)
• 정자 비용 부담
• 몸의 반응에 따라 시술 취소 가능성

장점은 비교적 쉽게 설명되었지만, 단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레즈비언으로서 15%의 성공률은 매우 아쉽다. 

이는 30대 초반인 내 경우 + 괜찮은 수치 (AMH 4)에서 나온 결과이며, 나이가 들수록 성공률은 더 낮아진다고 했다.

한번 시도에 난자는 하나밖에 나오지 않지만, 정자는 한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매번 약 $1500정도의 정자 비용이 소모되는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정자는 보험커버가 안되어 직접 돈 주고 사야함)

 

물론 한번만에 성공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_ㅠ....

 

한 사이클당 난포가 너무 많이 자라면, 쌍둥이가 생길 수 있다고 병원에서 그 싸이클을 완전히 취소하는 경우도 있다.

쌍둥이가 생기는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초산에 쌍둥이는 산모에게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병원에서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건강한 출산이 목적이지, 임신이 목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가진 우리 병원은 쌍둥이를 무조건 피했다.

 

다음 IUI 챕터에서 자세한 내용을 다룰 예정이니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IVF

IVF는 in-vitro fertilization의 약자로, 즉 시험관 시술을 의미한다. 

이 시술은 정자와 난자를 각각 추출한 후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수정시키고,

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다시 넣어 착상하도록 도와주는 보조생식기술이다. 

여러 단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1) 난자 채취 (ER : Egg Retrieval) 

2) 냉동배아 이식 (FET: Frozen Embryo Transfer)

 

한국에서는 신선배아 이식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다니는 병원은 하지 않았다.

신선배아 이식은 성공률이 더 낮고, 난자 재취 후 바로 진행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배아를 배양하고 만드는 데에는 배아를 기르는 과학자, 즉 embryologist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IVF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뤄보겠다.

 

 

장점:

• 상대적으로 높은 성공률 (50~70%)
• 여러 배아를 만들 수 있음
• 유전자 검사 가능
• 성별 선택 가능

단점:

• 높은 비용
• 침습적 시술
• 호르몬의 영향
• 많은 주사
• 비교적 긴 과정

 

미국은 주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내가 사는 주에서는 성별 선택이 가능하다.

일단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강력히 추천했으며,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 '성별을 알고싶은지'를 물어봤다.

성별을 알려달라고 하면, 성별을 선택해 배아를 이식할 수 있다. 

 

맞아야하는 주사 횟수는 매우 많고,

한 시험관 사이클당 약 4개월이 걸렸다.

비용의 경우, 나의 회사보험은 시험관을 커버하지 않았지만, 회사 복지로 모든 비용을 지원받았다.

만약 현금으로 지불한다면 대략 $38k~60k (3만8천불에서 6만불) 정도 든다고 한다.

이는 배아의 수, 보관 비용, 정자 비용,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배아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두 시술의 차이점

 

IUI와 IVF 시술의 차이점을 그림으로 나타냄: 

출처: 구글이미지 검색 (www.kjkhospital.com)

 

정리하자면... 

IUI (인공수정)

• 배란일에 맞춰 자궁 내에 정자를 주입
• 비침습적
• 비교적 간단하고 저렴
• 성공률 약 15%

IVF (시험관 시술)

• 정자와 난자를 추출해 실험실에서 수정 후 배아를 자궁에 이식
• 침습적
• 복잡하고 비용이 높음
• 성공률 약 50~70%

두 시술 모두 장단점이 있으므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챕터에서는 각 시술의 세부 과정과 우리의 경험을 더욱 자세히 다뤄보겠다.

 

 

 

 

 

 

 

추가 글

 

여기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직접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ICI (intracervial insemination) 라고 불린다. 

보통 병원에서 하지 않고,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구매 후 집에서 진행한다.

병(vial)에 담긴 정자를 체온 정도의 온도로 녹인 후, 

스포이드나 터키 베이스터 (turkey baster: 땡쓰기빙때 쓰는 칠면조 요리도구...ㅋㅋ),

혹은 가격이 좀 나가는 mosie baby 같은 보조기구를 이용해 질 내에 넣어주는 방법이다.

 

turkey baster

mosie baby kit ($99)

 

 

레딧 (Reddit) 사이트에서 여러 팁이 공유되곤하는데, 이렇게 하는 경우 정자만 구매하면 되므로 비용이 많이 절감된다.

방법도 헤테로 커플의 일반적인 임신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관계하기 귀찮아하는 헤테로 커플 친구들도 mosie baby는 사용한다고 들었다.

 

냉동정자의 경우, 퀄리티나 수량, 수명이 좀 더 떨어지고,

질에서 나팔관까지 이동하는 동안 많이 죽어서 성공률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배테기 (배란 테스트기)를 이용해 최대한 배란일에 가깝게 ICI를 한다면, IUI만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커플이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집에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다. 

 

 

 

또 추가 글

 

IUI (인공수정)이던, IVF (시험관 시술)이든, 보조 생식술을 받아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점에서,

임신에 관심이 없는 레즈비언 친구들보다 난임을 겪고있는 헤테로 사람들과 더 많은 위로와 공감을 나누게 된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마도 같은 난임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서는 "사회적 난임 (social infertility)" 이라는 말이 있다.

난임의 이유가 신체적인 원인이 아닌, 사회적인 이유일 때 (예: 레즈비언), 이 표현이 사용된다.

이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병원에서나 주변인들이 내 앞에서 '난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사회적 난임'으로 고쳐서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소한 차이가 병원이나 직장에서 

좀 더 편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다.